홍대 인근 코인노래방의 음향 특성은 단순히 반주 기계 제조사 차이보다 방이 위치한 층수와 벽체 구조에 좌우된다. 지하층 매장은 습도 조절용 환기 시설의 소음이 마이크 수음 감도를 방해하는 주범이다. 소음을 상쇄하려고 마이크 고음역대 감도를 낮춰두는 경우가 허다해 목소리가 먹먹하게 들리기 쉽다. 소리를 크게 질러야만 겨우 소리가 나오는 방이라면 가창력 문제를 탓하기 전에 천장에 달린 환풍구 진동음부터 확인하는 것이 맞다.
지상층 매장은 유리창이 있어 개방감이 있지만 음향적으로는 좋지 않다. 유리는 소리를 반사하는 성질이 강해서 내부 벽면에 흡음재를 제대로 붙이지 않았다면 소리가 사방으로 반사되어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 마이크 잡음 현상이 빈번하다. 반면 지하 매장은 두꺼운 콘크리트 옹벽이 저음역 진동을 흡수해 주기에 저음 음향이 덜 찢어지게 들리는 이점이 있다. 자신이 고음을 지르는 유형인지 아니면 저음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매장 위치를 골라야 마땅하다.
좁은 공간에 억지로 방을 쪼개어 만든 홍대 특유의 좁은 가창실 구조도 소리 왜곡을 부추긴다. 방의 부피가 작을수록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벽에 부딪쳐 마이크로 들어가는 순환 주기가 짧아지며, 이는 볼륨을 조금만 높여도 귀가 아픈 소리가 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천장이 낮은 방일수록 수직 방향으로 발생하는 소리의 왜곡이 심해져서 특정 음정에서 목소리가 갈라지게 들린다. 기계 고장을 의심할 게 아니라 방의 물리적 체적 자체를 봐야 한다.
마이크 덮개의 재질 역시 진동 전달을 변화시킨다. 얇은 부직포 덮개는 고주파를 차단하여 목소리의 선명도를 깎아먹는데, 지하의 습한 공기가 부직포에 스며들면 이 차단 효과가 더욱 심해진다. 축축해진 덮개는 고음 통과를 방해하는 여과기 역할을 하므로 선명한 소리를 원한다면 지상층이면서 환기가 잘 되는 곳을 고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무시한 채 단순히 화려한 조명에 현혹되는 선택은 음향학적으로 어리석은 짓이다.